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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행동 언어 번역 프로젝트: "대체 왜 이러는 걸까?"

by 봄운 2025. 5. 9.

우리의 주인 고앵이... 집사가 된 지 어느덧 5년이 지났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 저희집 고양이 모찌의 특성들을 통해

고양이의 소통방식을 분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고양이가 세상을 지배한다.... 왜냐하면 고양이는 귀여우니까...)

 

고양이 행동 언어 번역 프로젝트: "대체 왜 이러는 걸까?"
고양이 행동 언어 번역 프로젝트: "대체 왜 이러는 걸까?"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이 듭니다.

“쟤, 지금 나한테 화난 건가?”
“방금 나를 물었는데... 싫다는 뜻이야, 좋아서 그런 거야?”
고양이의 행동은 언뜻 보면 종잡을 수 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꽤나 논리적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직접 겪은 사례와,

국내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고양이의 주요 행동 및 울음소리를 분석해보겠습니다.

꼬리로 말하는 고양이: "기분 좋음, 살짝 짜증, 지금 건들지 마!"

고양이의 꼬리는 감정의 바로미터입니다.

저희 고양이 ‘모찌’는 누가 방문하면 꼬리를 바짝 세우고 몸을 문지릅니다. 이는 사회적 환영의 표시입니다.

2002년 Cameron-Beaumont의 연구에 따르면, 꼬리를 수직으로 세운 고양이는 우호적인 사회적 접근 의도를 보인다고 합니다.
반대로, 모찌가 혼자 있고 싶을 때는 꼬리 끝만 ‘파닥파닥’ 움직입니다. 이건 짜증의 전조입니다.

📌 꼬리 신호 요약

꼬리 수직+살랑: 반가움, 친밀감

꼬리 낮춤+살짝 흔들기: 경계, 불안

꼬리 끝만 빠르게 흔들기: 짜증, 스트레스

👉 실제로 저희집 냥이 모찌가 꼬리를 파닥일 때 간식을 줬더니, 한 입 먹고 자리를 피했습니다. 고양이도 "기분 아닐 때 먹기 싫은" 순간이 있는 거죠.

갑자기 손을 물거나 핥는 이유: 애정일까 경고일까?

어느 날, 소파에 앉아 모찌를 쓰다듬고 있었는데 갑자기 손등을 ‘툭’ 하고 물었습니다. 세게 문 건 아니지만 깜짝 놀랐죠. 이건 흔히 말하는 "애정의 경고"입니다.

고양이 전문가 Jackson Galaxy는 이런 행동을 "overstimulation bite", 즉 과자극 반응이라고 설명합니다.
고양이는 쓰다듬는 걸 좋아하면서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갑자기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경계가 모호해서 사람은 “갑자기 물었어!”라고 느끼게 되는 거죠.

🧪 2016년 University of Lincoln의 연구는 사람과 고양이 간 상호작용에서 고양이의 스트레스 지표(예: 귀 방향, 꼬리 움직임)를 무시할 경우 물거나 도망치는 행동이 더 자주 발생한다고 보고했습니다.

📌 이럴 때 조심

귀가 뒤로 향하거나,

꼬리가 갑자기 긴장되거나,

피부가 ‘파르르’ 떨릴 때

👉 모찌도 쓰다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귀가 뒤로 가고, 결국 ‘툭’ 하고 신호를 보냅니다. 쓰다듬기는 짧고 간결하게가 기본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곳을 ‘빤히’ 보는 이유: 진짜 귀신 본 걸까?

모찌는 종종 벽 한쪽을 멍하니 바라보거나, 허공을 보고 ‘낑’ 소리를 냅니다. 혹시 귀신 본 건 아닐까 싶어 소름 돋았던 적도 있는데요, 이 행동은 감각 과민반응 또는 청각 자극 반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고양이는 인간보다 3~4배 높은 고주파를 들을 수 있고, 시야 범위도 넓습니다. 2014년 New South Wales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는 초음파(20kHz 이상)를 감지해 쥐나 벌레 움직임을 탐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못 듣는 ‘소리’에 반응하는 거죠.

또한, 고양이의 시각은 인간보다 어두운 환경에서 6배 이상 민감합니다.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방 안에서도 고양이는 미세한 빛 반사나 벌레 움직임 등을 포착할 수 있는 겁니다.

📌 이 행동의 해석

갑자기 허공을 응시하거나 귀를 쫑긋 세움 → 청각/시각 자극에 반응

괴성, 소름 돋는 울음은 보통 야간 발정이나 불안 때문

👉 걱정된다면 방 안에 초파리나 LED 반사물이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한밤중이면 실내등 반사나 아파트 소음일 수도 있습니다.

고양이의 울음은 단순한 소리가 아니다.
“배고파”, “외로워”, “건들지 마” 같은 다양한 의미를 담은 일종의 의사 표현이다. 사람에겐 그저 ‘냐옹’으로 들릴 수 있지만, 톤, 길이, 강도, 타이밍에 따라 전혀 다른 메시지가 숨어 있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 사례와 연구 데이터를 토대로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해석해본다.

고양이 행동 언어 번역 프로젝트: "대체 왜 이러는 걸까?"
고양이 행동 언어 번역 프로젝트: "대체 왜 이러는 걸까?"0

 

이어서 울음소리도 분석해보았다.

(위 사진은 gpt한테 그려달라고 한 모찌 사진)

- 짧고 높은 "냐옹": “나 여기 있어. 나 봐줘.”

고양이가 짧고 날카롭게 우는 건 주의 끌기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집 고양이 ‘모찌’는 방에 혼자 있으면 한두 번 “에옹~” 하고 울고, 내가 반응하면 조용해진다. 이건 외롭거나 존재감을 알리려는 행동이다.

🧪 2003년 Cornell University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는 사람에게만 특정한 톤의 울음소리를 낸다고 한다. 특히 보호자의 반응을 학습하면서, 관심을 끌기 좋은 울음 패턴을 스스로 만든다.

📌 이 울음의 특징

짧고 명확한 한두 번 울음
보통 사람 눈을 보면서,
문 앞이나 방 앞에서 자주 발생

👉 반응해주면 바로 울음을 멈춘다면, “나 여기 있어”라고 말한 것. 단, 무조건 바로 반응하면 고양이가 ‘벨 누르기 게임’을 배울 수 있으니 주의.

 

- 낮고 길게 "으르릉" 혹은 "으엥", "짜증났어. 경고야."

 

고양이의 울음 중 가장 주의해야 할 건 저음의 길고 탁한 소리다.
모찌는 병원 가기 전 이동장을 꺼내면 “으엥~” 하는 소리를 낸다. 낮고 길게, 마치 경고하듯이. 이건 스트레스, 불안, 경계심의 표현이다.

 

🧪 동물행동학자 Dr. Karen Overall은 이러한 울음은 고양이의 부정적 감정과 강한 연관이 있다고 밝힌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나오는 가장 기본적인 자기 방어 표현이다.

 

📌 이 울음의 특징

낮고 탁하며 길게 이어짐
동공 확장, 귀가 뒤로 젖는 경우 동반
이동장, 낯선 사람, 병원 방문 시 자주 나옴

👉 이럴 때는 억지로 안거나 안심시키려 하기보다는, 고양이에게 회피 공간을 만들어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 새소리처럼 짹짹 "찍찍" 또는 치르르: “사냥하고 싶다!”

창밖을 바라보던 모찌가 갑자기 ‘치르르르’ 소리를 냈다. 처음엔 깜짝 놀랐지만, 알고 보니 이건 고양이의 사냥 본능이 드러나는 순간이다.새, 곤충, 작은 동물이 보일 때 고양이는 흥분 상태에서 이를 갈듯한 짧은 반복음을 낸다.

🧪 University of Tokyo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는 포식 대상이 시야에 있을 때 흥분 반응으로 턱 근육을 떨게 되며, 그 결과 ‘찍찍’ 또는 ‘클럭’ 같은 소리를 낸다. 이는 실제 사냥을 시뮬레이션하는 ‘본능적 반응’으로 분석된다.

 

📌 이 울음의 특징

높은 톤의 짧은 반복음
보통 창밖, TV 화면 볼 때 발생
소리 없이 ‘입만’ 움직일 때도 있음

👉 놀아주기 가장 좋은 타이밍. 장난감으로 사냥감을 대체해주면 만족감을 느낀다. 실제로 이때 놀아주면 잠도 잘 자는 편이다.

고양이의 울음, 번역보다 ‘관찰’이 먼저다

고양이의 울음은 감정의 결과다. 어떤 울음이든 그 이전에 어떤 상황인지, 고양이의 몸짓은 어떤지를 함께 봐야 정확히 해석할 수 있다.

 

단순히 "배고파서 울었어"가 아니라, "내가 관심을 안 줬기 때문에 그 방식으로 표현한 것"일 수 있다.

울음소리를 무시하면 고양이는 더 큰 울음으로 반응할 수도 있다.
반대로, 과하게 반응하면 원하는 걸 얻기 위해 ‘울기’를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울음 그 자체보단, 울음이 나올 수밖에 없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다.

 

덧붙임: 사람과의 대화 방식은 훈련으로 진화한다

고양이는 야생에선 거의 울지 않는다. 울음은 대부분 사람과 살면서 생긴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반응한 방식이 고양이의 울음을 ‘진화’시킨 셈이다.

모찌도 처음엔 거의 울지 않았지만, 제가 “응~ 뭐라고?” 반응해준 이후로는 수시로 말을 건다.
고양이와 대화하고 싶다면, 울음을 해석하려 하기 전에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부터 보내보자.

 

마무리: 고양이는 많은 걸 말한다

고양이의 행동은 ‘이상한’ 게 아니라, 그들만의 언어입니다. 귀, 꼬리, 눈, 소리, 몸짓 하나하나가 감정의 표현입니다.
중요한 건 ‘패턴’을 관찰하고, 고양이 입장에서 해석해보는 습관입니다.

모찌를 통해 배운 건 하나입니다.
"무시당한 고양이는 조용히 복수한다. 하지만 이해받은 고양이는 소파 옆자리를 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