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이번에는 포르투갈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노마드 도시 '브라가'를 소개하려해.
브라가? 어디야? – 조용하지만 트렌디한 유럽의 작은 보석
포르투갈에서 디지털 노마드 도시를 이야기하면 대부분 리스본이나 포르투가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요즘 노마드들 사이에서 은근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도시가 있다. 바로 ‘브라가(Braga)’.
브라가는 포르투에서 북쪽으로 약 1시간 거리, 스페인 국경 근처에 있는 도시다. 포르투갈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로 풍부한 역사와 전통, 그리고 동시에 젊은 감성의 에너지를 동시에 품고 있는 독특한 공간이다.
겉보기엔 조용한 도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꽤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곳이다. 로컬 카페, 현대적인 바, 공원과 미술관, 그리고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작업 공간이 조화롭게 섞여 있다. 특히 대학 도시로서의 성격도 있어서, 젊은 층이 많고 영어 사용도 어렵지 않다.
브라가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리스본 대비 훨씬 저렴한 생활비와 적당한 도시 크기다. 리스본은 이제 너무 붐비고 비싸졌지만, 브라가는 아직까지는 “숨겨진 보석” 같은 느낌. 대중교통도 편리하고, 시내 어디든 자전거나 도보로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아담해서, 노마드에게 최적화된 도시라 할 수 있다.
노트북만 챙기면 되는 도시 – 브라가의 디지털 인프라
처음 브라가에 도착했을 때 가장 놀란 건, 이 조용한 도시가 생각보다 디지털 친화적이라는 점이었다.
먼저, 와이파이. 대부분의 카페, 식당, 심지어 공원에서도 와이파이는 빠르고 안정적이다. 그리고 노트북을 펼쳐도 눈치 볼 필요가 전혀 없다. 카페에서 일하는 노마드나 프리랜서들이 많아서, 이곳은 이미 ‘작은 리모트 워커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브라가에는 꽤 괜찮은 코워킹 스페이스도 여럿 있다. 대표적으로는
Factory Braga – 현대적인 감성의 코워킹 스팟. 회의실, 프라이빗 룸도 있음.
Startup Braga – 포르투갈 정부와 연계된 창업 지원 공간. 스타트업 네트워킹에 적합.
Regus Braga – 글로벌 브랜드이지만 브라가에선 합리적인 가격.
특히 Startup Braga는 단순한 작업 공간을 넘어 스타트업과 창작자를 위한 커뮤니티 역할도 하고 있어서, 외국인 프리랜서나 창업자도 이곳에서 좋은 연결을 만들 수 있다. 이벤트나 워크숍도 종종 열려서, 자연스럽게 현지와 연결되기 좋다.
숙소 역시 유럽 기준에선 저렴한 편이다. 한 달 기준으로 500유로(약 70만 원) 내외의 스튜디오 아파트를 찾을 수 있고, 브라가 특유의 고풍스러운 건물에 머물면서 유럽 감성도 누릴 수 있다. 단기 체류라면 에어비앤비도 옵션이 다양하고, 가성비도 리스본보다 훨씬 좋다.
일과 감성, 그리고 소소한 유럽 생활의 조화
브라가에서의 삶은 단순히 ‘일하기 좋은 환경’을 넘어서, 일과 삶의 균형이 진짜 잘 맞는 도시라는 느낌을 준다.
아침엔 근처의 로컬 베이커리에서 에스프레소와 파스텔 드 나타(pastel de nata)를 하나 사서 골목을 산책하고, 오전은 카페나 코워킹 스페이스에서 집중 타임. 점심은 근처의 현지 식당에서 점심 정식(Prato do dia)을 6~8유로에 해결하고, 오후엔 공원 벤치나 미술관 옆 조용한 광장에서 한두 시간 더 일한다. 저녁엔 친구들과 와인 한 잔 하거나, 야경이 예쁜 봉耶 예수스 몬테(Bom Jesus do Monte) 언덕에 올라 마무리.
게다가 브라가는 포르투갈 북부의 자연 접근성도 굉장히 좋다. 주말이면 기차나 버스를 타고 근교 도시인 기마랑이스, 비아나 두 카스텔루, 혹은 스페인 국경 도시까지도 쉽게 다녀올 수 있다. '워케이션'이라는 개념을 실제로 실현할 수 있는 도시 구조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사람들이 따뜻하다는 점이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지만, 브라가 사람들은 특히 더 ‘시골 같은 정’이 있다. 영어가 안 되는 상황에서도 도와주려는 진심이 느껴진다. 이 작고 조용한 도시가 금방 정든 이유이기도 하다.
마무리하며
‘디지털 노마드의 유럽 베이스캠프’를 찾고 있다면, 브라가는 정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리스본의 과잉 관광화, 포르투의 혼잡함에서 벗어나, 브라가에서는 진짜 나만의 루틴과 감성적인 삶을 구축할 수 있다.
인터넷만 잘 되면 어디서든 일할 수 있는 시대.
그렇다면, 왜 굳이 북적거리는 도시에 머물러야 할까?
작지만 깊이 있는 유럽 도시, 브라가.
당신의 노마드 여정에 새로운 균형과 영감을 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