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프랑스의 소도시 '콜리우르' 를 소개할게요.
프랑스 남부, 스페인 국경 가까이에 위치한 작은 마을 콜리우르(Collioure)는
그림 같은 풍경과 평화로운 일상, 그리고 깊이 있는 예술적 분위기로 가득한 곳이다.
마티스, 피카소, 앙드레 드랭 같은 예술가들이 사랑한 지중해 마을이자,
오늘날에도 조용히 창작 활동을 이어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완벽한 배경이 되어주는 공간이다.
대도시의 분주함을 뒤로하고,
붉은 지붕과 푸른 바다, 석양 속을 걷는 하루하루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곳.
콜리우르에서의 삶은, 단순한 여행 그 이상이다.
느릿한 리듬 속에서 예술과 일상이 자연스럽게 얽히는 이 마을의 풍경을 하나씩 들여다보자.
마티스가 반한 마을 – 콜리우르의 첫인상
콜리우르를 처음 찾는 이들은 그 경이로운 색감에 놀라게 된다.
푸른 바다, 붉은 지붕, 연노랑과 연분홍빛 건물들이 줄지어 서 있고
바닷바람에 흔들리는 나팔꽃과 골목길 사이의 작은 예술 가게들이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곳은 단지 ‘예쁜 지중해 마을’이 아니라,
한때 유럽의 주요 화가들이 몰려들었던 ‘예술의 성지’이기도 하다.
1905년 여름, 마티스와 드랭은 이곳에서 야수파(Fauvism)의 대표작들을 탄생시켰고,
이후 피카소와 브라크, 뒤피 등 수많은 예술가들이 콜리우르의 빛과 색에 매료되어 머물렀다.
실제로 마을 곳곳에는 그들이 그린 작품의 원형이 되었던 장소들이 표시되어 있다.
‘마티스의 발자취’처럼 특정 골목이나 건물 앞에
작품 이미지와 함께 간단한 설명이 붙어 있어,
산책하듯 예술사를 따라 걷는 경험이 가능하다.
콜리우르는 작은 마을이지만 풍경 하나하나가 인상적이고,
사진을 찍지 않고는 지나칠 수 없는 뷰포인트가 즐비하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콜리우르 성당, 언덕 위 성채(Fort Saint-Elme),
그리고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돌길 산책로까지 —
어느 하나 감성이 빠지는 곳이 없다.
예술과 바다가 공존하는 노마드의 하루
콜리우르에서의 삶은 '일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공존한다.
디지털 노마드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도 있는 소도시지만,
생각보다 숙소 선택의 폭이 넓고,
일부 숙소에서는 훌륭한 작업 환경도 제공한다.
특히 오래된 주택을 리노베이션한 Airbnb 숙소들이 매력적이다.
콜리우르는 아주 조용하고 한산한 마을은 아니지만,
‘적당한 소란’과 ‘공간의 여백’이 공존하는 도시다.
카페에 앉아 작업을 하다 보면
앞 테이블에서는 수채화를 그리는 여행자가,
옆 테이블에서는 노트를 펴고 시를 쓰는 사람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곳에선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이질적’이지 않다.
오히려 창작자가 머물기 가장 자연스러운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와이파이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카페나 숙소 대부분에서 온라인 업무를 처리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
해가 질 무렵이면 바닷가로 나가 석양을 바라보며 일기를 쓰거나,
갤러리를 들른 후 다시 골목길을 걷는다.
하루가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과 휴식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루틴이 가능하다.
생활비는 프랑스 대도시에 비해 합리적이지만,
여행자들이 찾는 만큼 비수기와 성수기 요금 차이가 있다.
하지만 장기 체류 시에는 한 달 단위 임대를 통해
예상보다 저렴하게 머무를 수 있다.
갤러리, 골목, 감성의 축적
콜리우르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예술이 단지 ‘전시된 것’이 아니라 ‘삶 속에 녹아들어 있는’ 방식이다.
작은 골목마다 작은 갤러리들이 숨어 있고,
그림, 사진, 조각, 세라믹 등 다양한 작품이 일상 공간 속에 존재한다.
마을 중심에 위치한 ‘Maison du Fauvisme’는
야수파 예술을 중심으로 한 미술관이자
콜리우르의 예술적 유산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다.
이외에도 지역 작가들의 스튜디오 겸 갤러리를
거리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골목길마다 무심하게 놓인 벤치, 화분, 간판 하나까지도
‘잘 꾸며진 감성’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미감에서 비롯된 것처럼 느껴진다.
그 조용한 디테일 속에서 머무는 이의 감성은 자연스럽게 깨어난다.
책을 쓰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음악을 작곡하는 사람에게
이 마을은 ‘생각이 잘 자라는’ 환경을 제공한다.
관광객들이 주말에 붐비는 것을 제외하면
하루 대부분은 잔잔한 파도 소리와 함께 조용한 시간이 흐른다.
마무리하며
콜리우르는 단순히 아름다운 여행지가 아니다.
그보다는 ‘예술가가 머무는 곳’,
‘생각과 감정이 함께 묻어나는 공간’에 가깝다.
창작 활동을 위한 영감이 고갈되었을 때,
혹은 도시의 소란 속에서 한 걸음 물러나고 싶을 때,
콜리우르의 햇살과 바람, 붉은 지붕과 골목길은
당신에게 깊고 조용한 여백을 건네줄 것이다.
지중해의 햇살 아래,
예술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싶다면,
콜리우르는 언제나 그 자리에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